천년의 역사를 품은 캄보디아 씨엠립, 앙코르와트
여행 전부터 앙코르와트에 관심이 많았던 저는 여행하는 내내 방대한 규모의 불가사의한 건축물을 보유하고 있는 이 고대 도시의 풍부한 역사와 활기찬 문화에 완전히 매료되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선 씨엠립의 대표적인 사원과 문화, 즐겨 먹는 요리 등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캄보디아 씨엠립의 천년의 역사
중세 크메르(앙코르) 왕국의 옛 수도였던 씨엠립은 현재 인구 17만 명 정도를 보유한 자그마한 중소 도시다. 캄보디아의 수도인 프놈펜으로부터 약 300km 가까이 떨어져 있다. 수도 보다 더 많은 이들이 씨엠립을 찾는 이유는 이곳엔 특별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사원이 있기 때문이다.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가장 큰 영역을 구축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크메르 왕국은 802년에 제국이 건설된 이후로, 900년대 전성기 시절엔 미얀마와 태국, 라오스등 주변 국가들의 일부 영토까지 모두 흡수할 정도로 강성한 나라였다. 하지만 긴 역사에도 끝은 있듯이 1431년 현재의 태국(시암)인 아유타야 왕국에 의해 멸망하게 되고, 수도를 씨엠립(앙코르)에서 현재 캄보디아의 수도인 프놈펜으로 천도하게 된다. 그렇게 캄보디아는 태국의 영향력 아래에서 눌려 지내다가 1863년 프랑스의 식민 지배를 받게 되면서, 씨엠립은 태국의 영토로 할양되나, 1906년 프랑스와 태국(시암)의 국경 조약에 의해 다시 캄보디아의 영토로 넘어가게 되었다. 이후 씨엠립(SiemReap) 도시명의 어원이 생기게 되었는데 Siem(태국)과 Reap(격퇴)의 합성어로 태국을 격퇴했다는 의미를 가지고 만들어지게 되었다.
앙코르 사원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앙코르 사원부터 분주한 로컬시장, 매력적인 문화를 간직하고 있는 마을에 이르기까지 씨엠립은 우리의 니즈를 100% 충족해 주는 여행지였다. 씨엠립이 품고 있는 천년의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은 바로 불가사의할 정도의 매력을 품고 있는 앙코르 사원들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로 이 사원을 보기 위해 씨엠립을 방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대표적인 사원으로는 크메르 제국의 불가사의함이 느껴지는 앙코르와트, 바이욘, 따 프롬 사원 등이 있다. 며칠간 툭툭이를 타고 여러 다양한 사원을 둘러보니 사원마다 고유한 매력과 특성이 있었고, 고대 건축물의 순수한 규모와 복잡성은 정말 경외심을 불러일으켰다. 상징적인 사원인 앙코르와트의 복잡하고 정교한 조각과 우뚝 솟은 첨탑은 특히 일출이나 일몰 때 숨이 막힐 정도의 감동과 경이로움을 주었다. 바이욘 사원에선 모든 각도에서 나를 지켜보고 있는 것만 같은 거대한 돌면에 감탄했고, 불교와 힌두교 상징주의가 매혹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어, 크메르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필히 봐야 할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따 프롬 사원의 경우는 안젤리나 졸리가 출연한 영화인 '툼 레이더'에 등장한 촬영지로 유명하여 많은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반얀 나무의 거대한 뿌리가 사원 전체와 주변까지 자라나서 잊히지 않을 정도로 매우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풍경을 만든다.
여행 정보
씨엠립엔 택시가 많이 없어서 관광을 하기 위해 이동할 땐 대부분 툭툭이를 이용한다. 보통 사원을 관광하는 경우가 많고 사원 간 거리가 꽤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반나절 또는 올데이 비용을 주고 전담으로 기사를 채용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툭툭이 기사들이 처음 가격 제시를 할 때 다소 가격을 높게 부르는 경향이 있으니 꼭 가격 흥정을 시도하여 바가지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 도시의 남쪽에 있는 거대한 호수인 톤레삽 호수, 서쪽의 롤루오스, 앙코르 왕조의 신성한 성산이라 불리는 프놈 쿨렌 산등 덥고 습한 이 나라에선 이동할 때 필히 툭툭이를 이용해야 체력을 비축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두길 바란다. 이 도시에선 보통 낮에는 관광, 밤에는 문화 탐방을 하게 될 텐데, 앙코르와트라는 세계적인 유적이 있어서인지 앙코르 사원보다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없다는 나라의 건축 규정이 있어 그렇다 할 고층 빌딩이 없다. 그래서 화려한 루프탑에서 도시의 야경을 조망하며 칵테일 한잔 하는 감성은 기대할 수 없지만 적당한 높이의 산이나 호텔에만 묵어도 드넓게 펼쳐진 다른 느낌의 야경과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부유한 국가는 아니지만 국가의 위상보다 높은 앙코르와트가 있는 씨엠립엔 전 세계 수많은 여행객들이 몰리다 보니 캄보디아의 타 지역 대비 물가가 생각처럼 저렴하진 않다. 화폐 또한 자국 화폐보다 미국 달러를 더 선호하여 달러만 받는 곳도 많다. 그래서 여행 전 달러는 넉넉히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후기
사원이 씨엠립의 주요 관광 명소지만 그 외에도 관광할 거리가 넘쳐났다. 번화한 로컬시장을 돌아다닌다거나 캄보디아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매력적인 마을을 탐험하는 것을 좋아했던 우리는 Phasr Chas(오래된 시장)에서 현지 감성을 물씬 느낄 수 있었다. 신선한 농산물에서부터 다양한 기념품까지, 시장 안은 현지의 색과 냄새, 소리로 가득했다. 그러한 분위기 안에서 현지 상인과 흥정하며 물건을 구매하는 과정이 즐거웠다. 또한 Tonle Sap Lake라고 하는 거대한 호수 위에 수상가옥을 지어 살아가는 작은 어촌 마을의 현지인들을 보며, 이러한 독특한 삶의 방식도 있다는 것에 흥미를 느끼기도 했다. Siem Reeap Art Center Night Market 에선 현지 수공예품과 기념품을 고르기도 하고, 와이프에게 캄보디아 전통 옷을 선물한 일 또한 기억에 남았다. 그곳에 가면 야시장답게 다양한 길거리 포장마차들이 즐비해 있는데, 온갖 종류의 캄보디아식 거리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라 씨엠립에 머무는 매일 저녁 그곳에서 식사를 했던 일도 굉장히 즐거웠다. 비록 캄보디아는 숙소, 교통편, 하물며 화폐 사용까지 전반적인 관광 인프라가 발전된 나라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아직까지도 순박한 현지인들의 삶을 좀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는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세계적인 문화유산을 간직한 씨엠립의 소중한 문화유산들이 개발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오래도록 간직되길 바라며 포스팅을 마무리한다.